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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서 50권 넘게 읽고 쓰는 플롯에 대한 생각 늘어놓기

 

50권 구라 까지 말라고 할 수 있는데, 웹소설 글먹하려는 놈들한테는 불쏘시개인 한국 작가들이 쓴 것들은 아예 포함하지도 않은 거다.

빠르게 본론 말함.

1. 3막구조라든가, 기승전결이라든가 영웅의 여정이라든가 러시아 마법민담이라든가 하는 이야기의 구조들은 모두 써먹을 수 있는 구조다.

2. 구조 안에 구조가 포괄될 수 있음.

3. 플롯이라는 걸 도표로도 분석해놓은 걸 봤을 텐데 이게 아주 적절한 선택임. 사실 큰 흐름은 메인 , 서브 두개로 나뉨. 이러한 흐름은 능력이나 로맨스나 내적인 결점(소위 캐릭터 아크라고 하는 것들 보면 이러한 흐름은 캐릭터의 결점을 보충해서 보다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줌)지위 명예 심지어는 읽는 독자의 긴장 수준에도 다 관여를 함. 한 마디로 이야기라는 건 롤러 코스터임.

그럼 질문이나 반론 미리 해보기

1. 초장편 연재가 된 소설들은 그럼 이런 구조들을 되풀이 되는 거겠네?

맞음. 더 정확히 말하면, 시작 구간과 마지막 구간이 짧고, 중간 구간이 조온나 긴 게 초장편 연재임. 가령 소설 권수로는 30권까지 나왔어도 영웅의 여정이라는 구조 전체로 보면 아직도 시험, 적, 동료 단계일 수도 있음. 전체 구조 안에 부분이 포괄된 구조가 안정감을 주니까 어지간하면 이런 형태임. 물론 소설의 과정을 거쳐오면서는 부분부분으로는 기승전결을 몇번(큰)이나 몇십번 몇 백번 정도(중간이거나 작은 단위) 지나쳤을 수도 있겠지. 너무 당연한 얘긴가.

 

2. 플롯은 잘 짰는데 왜 내 소설은 재미가 없지? 왜 독자들이 산만하다고 하지? 등등의 문제점

다양한 문제가 있겠지만 플롯은 요렇게 하면 평타는 치게 해준다, 하는 레시피임. 플롯을 제대로 안 짰을 가능성도 있지만 캐릭터나 배경이나 혹은 장면이 쓰레기일 수도 있고 대사가 구릴 수도 있음. 장면 또한 갈등이 있어야 함.

 

3. 구조대로 스토리 짰는데, 그 사이 구간은 어떻게 메우냐?

그 사이 구간에도 구조가 반복된다고 생각하고 메꿔라. 대신 하나의 이야기만 쓰이는 게 아니라 쓰일 수 있음. 그리고 네가 어릴 때 그렸던 캐릭터 그리기 이런 거 생각해봐라. 점이랑 점 잇다보면 어떤 그림이 완성되는 그런 거 어릴 때 했었잖아. 그럼 그런 점들을 이어보고 아 내가 되겠다 하면 잇고, 어 이거 무리다 하면 걍 그 안에 더 많은 점들을 만들어야 함.

 

전체적으로는 모험의 플롯이지만, 그 안에서는 구출 플롯이나 추적 플롯이나 하는 것들이 얼마든지 쓰임.

4. 그럼 그 사이 구간구간을 메꾸는 예시나 템플릿 같은 건 없는 거냐? 시나리오 처럼?

어. 없음. 영화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이걸 분 단위로 아예 분석해놓은 치트시트같은 것도 있고 그런 작법서도 있넨드. 소설이나 만화는 그런 사이 구간을 메꾸는 플롯에 대해서는 안 정해져 있어서 어려움. 대신 그 사이 구간에도 구조가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좀 할만해지는 느낌임. 가령 장면 단위에서도 목표라는 게 있고 그걸 해결하려고 하는데 갈등이나 충돌이 있고 그게 성공하거나 좌절되기도 하거든. 이런 구조는 그냥 플롯과 같다고 보면 됨. 근데 이게 장면 단위인 이유는 그 이뤄야할 이야기 전체에 비하면 소소하기 때문이야. 가령 물을 마신다거나 똥을 싼다거나 하는데 안에 누군가가 막고 있다거나 하는 걸로 대서사시는 못 쓸 거잖아. 근데 평범한 소년이 우주를 지배하는 악당의 모가지를 따야한다 쯤 되면 좀 길어지겠지. 그 얘기임.

5. 그럼 이야기를 참고해서 쓰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함?

니가 플롯 참고할 소설 구조로 분석하기. 비슷한 것들 최대한, 많이. 적어도 2개 이상.

6. 이야기를 창조하고 싶으면?

니가 참고할 소설 분석한 걸로 만들기. 변용해서 만들기. 구조를 알면 원기둥을 네모로도 바꿀 수 있게 되니까 조금 더 쉬울 거다. 여기에 대해서는 소설쓰기의 모든 것 1편을 읽어봐라. 그리고 캐릭터 소설 쓰는 법도 읽어보고.

7. 플롯이 정해져 있다는 거 그거 다 구라 아니냐? 씨발, 딱히 적용도 안 되던데?

그건 그럴 수밖에 없음. 인간 심리가 다 제각각인데 어떤 게 제일 효과적이다 어떻게 말하겠냐.

야 개새끼야.

뜬금포로 내가 지금 욕했어. 이러면 어? 뭔데, 하게 되지? 그럼 이 뒤에 사실 플롯을 설명하기 위해서 욕을 먼저 뱉어서 의문을 만든 거야. 라고 하면 이해하겠지. 그럼 내가 욕을 한 것도 이해가 될 거야.

 

근데 이게 '사랑해'가 될 수도 있고, '낄ㅁ18412ㅗㅓㅏㄻㄴㅇㄹ'가 될 수도 있고 제각각이라 이거야. 그러고 나서 그 이유를 설명하면 어찌됐건 '아 이해했어'가 될 거야. 근데 사랑해랑 개새끼랑 외계어랑은 다 형태가 다르지? 이야기도 그래. 크게는 장르별로 또 플롯의 종류별로 다 달라. 심리 조작하는 건 크게 보면 비슷.

 

네가 컴 쓰려고 피시방에 간다고 생각해봐라. 그럼 걸어서 갈 수도 있고 평소랑 같은 루트가 아닌 다른 루트로 갈 수도 있겠지. 근데 어떤 이야기는 대가리에 있는 컴퓨터로 바로 사용할 수도 있어. 각 구간은 생략되기도 하고 합쳐지기도 하고, 순서가 바뀌기도 하고 그지랄임. 대범한 놈은 레시피를 활용하면서도 자신만의 조리법을 가미할 거고, 멍청한 놈은 레시피 자체를 거부하겠지. 그러다가 레시피를 찾아내면 다행이고, 아니면 걍 요리사를 접는 거여.

플롯은 그냥 인간 심리를 조작하는 큰 틀인 거임. 그래서 가장 대중적으로 먹히는 게 있음. 그리고 그것의 '대략적인 지점'이 널리 알려진 3막 구조라든가 영웅으 ㅣ여정이라든가 하는 플롯 구조인 거임. 말 그대로 구조니까 세분화된 게 아닌데 어떻게 건물의 겉모습이 다 똑같겠냐. 단지 구조를 요렇게 했을 때 철근에 벽돌 쳐발하기도 좋고, 지진에도 안전하다. 요런 거 검증된 걸 구조라고 하는 거지.

 

8. 그럼 어떤 플롯은 왜캐 복잡하냐? 막 캐릭터도 결점 회복해야 하고, 서브플롯이니 뭐니 하면서 로맨스도 해야하고 그런 거야? 작법서 보니까 그러라고 하던데. 근데 내가 본 소설은 씨발 그딴 거 없어도 성공했던데?

맞아 규칙은 규칙일 뿐. 영화에서는 영화 전체 분량의 특정 지점마다 꼭 필요한 내용이 나오길 바랄 정도로 이런 규칙을 준수하길 바라지. 이를 테면 음악에서 초반엔 전주하다가 노래 잔잔하게 깔리고 후렴구에서 빵. 그리고 2절에서는 이 후렴구가 조금 더 변주돼서 더 높거나 아니면 특이하게 진행되거나 뭐 하여튼.

인간 감정이라는 건 복잡해요. 어떤 사람은 카레향 들어간 매콤달콤 떡볶이 먹어야 하겠지만, 어떤 사람은 그냥 노말 떢볶이로도 만족하잖아. 그러니까 꼭 로맨스를 전개해야한다거나 이야기의 끝으로 진행되면서 주인공의 성격도 어떤 흐름이 있어야한다거나 그런 거 아님. 대신 다양한 것들을 다채롭게 다뤄내면서 음악을 끝내면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이 들겠지. 근데 그거 힘들면 그냥 기타로 코드 짚으면서 노래나 불러제끼면 됨.

 

9. 구조 활용해봐도 좆구린 이야기바껭 안 되던데? 그 사이 구간 너무 빡세.

발라드 노래도 음악 나오다가, 목소리 잔잔하게 나오다가 후렴구 빵. 이런 식이잖아. 근데 2절에서도 똑같은 흐름이긴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다르지? 이건 뒤로 갈수록 독자가 겪어야할 감정의 크기가 커져야 한다는 걸 의미함. 이걸 염두에 두고 시간제한을 부여해본다든가 안 풀릴 때 주인공이 더 좆될만한 이유를 많이 추가한다든가, 아니면 더 통쾌함이 커진다든가 보상이 더 커진다든가 하여튼 이런 것들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음.

이런 식으로 점점 자극을 강하게 하는 방식이 한계에 올 수 있는데, 그럴 때는 서브 플롯도 활용하면 됨. 로맨스가 보통 좋은 예시인데 한창 보물 찾기 하다가 이제 정보에 대해서 얘기해야하는데 설명하는 구간이라 존나 재미가 없는 거임. 그럼 좆구린 이야기겠지? 근데 이 구간에서 여자랑 성적인 긴장도가 올라가는 장면이 있다 치면 이걸 무사히 넘길 수가 있게 되는 거여. 그런 기교들이 워낙 다양하다보니까 이야기의 구조는 동일하다고 다들 말하는데도 당장 봤을 때는 다 다른 것처럼 보이지.

건물같은 것도 보면 아파트 주택을 비롯한 주거 건물 말고 랜드 마크나 이런 거 보면 존나 특이하게 생긴 거 많잖아. 근데 그것들이 땅 평평하게 만들고 콘크리트랑 철근같은 게 구조로 쓰인다는 걸 상상할 수 있잖아. 이야기도 마찬가지임.

 

10. 왜 성공한 소설인데도 구조의 규칙들 준수 안 하는 게 보이는 거 같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정말 준수 안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준수했는데 못 봤을 수도 있는 거임. 가령 영웅의 여정에서 언급되는 이야기 구조의 법칙들은 몇개가 생략되거나 형태가 아예 다른 걸로 바뀌어 있기도 함. 이걸 그냥 역할이라고 생각해보면 됨. 가령 스승과의 만남이 정말 스승인 놈이 아니라 미래에서 온 컴퓨터가 될 수도 있고, 오래전 잠재되어 있던 자신의 기억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물건이 될 수도 있겠지.

토마토랑 흑설탕 먹으나 설탕 먹으나 단맛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역할을 하잖아. 불로 가열하나 레인지로 가열하나 가열은 되는 거고. 그런 정도의 융통성이라고 생각해라. 이게 이야기에서 꼭 없거나 혹은 내가 못 찾겠다고 불안해하거나 할 필요는 없는 거임.

 

다음 글은 플롯 뚝딱 만들어보기. 그리고 그 사이 구간 장면 재미있게 채우기임. 도움 된 사람 있으면 나한테 성공하라고 기원 에너지를 줘라. 오랫동안 이거 붙잡고 있기 싫어서 막 늘어놓은 거라 가독성은 구릴 텐데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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