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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식(장면식) 구성으로 짜는 플롯과 캐릭터

 

지난 팁을 쓰고 난 뒤 플롯을 사건식(혹은 장면식, 지난 팁에서 사건이 아니라 장면이라고 지적해주신 분들이 계셨어요. 하지만 웹소설의 특징을 생각해보면 사건과 장면은 그리 큰 차이가 없는 듯 합니다.)구성으로 짜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67화 스피릿은 부관과 이야기하면서 사다리를 빨리 만들라고 함.
원견의 주술로 성안의 상황을 살피려 하지만 엑토플라즘 보호막 때문에 보이지 않음.
블라드는 그레이브 키퍼, 구울에 연이어서 스켈레톤 스티드와 언데드 가고일, 오크 데스머라우더를 만듦.
블라드는 존과 대화하면서 작전을 상의함.
사다리를 만든 스피릿은 즉시 공성전을 전개함

 

68화 스피릿은 군대를 이끌고 공성전에 돌입함.
사다리를 타고 오르던 중, 블라드의 스켈레톤 스티드와 데스나이트들이 성문으로 나옴.
예상밖의 행동이라 대처가 늦지만 늑대 기수로 맞선다.
병력의 절반이 사다리를 탔을 쯤, 갑자기 하늘을 날아오르는 가고일들이 사다리를 공격해 모두 박살내버림.
블라드는 성문으로 군대를 내보내고, 블라드와 이사벨, 존과 함께 성벽에 고립된 오크들을 처치함.
스피릿은 동족이 죽어가는 것을 보곤 이를 갈면서도 언데드들이 강화된 것을 알아차림. 필사의 저항을 한다.
성벽의 병력을 모두 물리친 블라드와 이사벨, 존이 스피릿과 대적한다.]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각 문장이 하나의 사건이에요.

저 사건이 하나의 장면이기도 하며, 인물의 대화로 살을 붙이는 거죠.

순문학이라면 대화가 아니라 지문으로 살을 붙일 수 있지만, 웹소설은 순문학이 아니고 스낵컬쳐이므로 읽기 쉬운 대화가 오가야 합니다.

대화가 오가려면? 당연히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일단 플롯을 쓴 예시를 들면

 

'스피릿은 부관과 이야기하며 사다리를 빨리 만들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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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르…… 쥐새끼 같은 놈들.”

 

스피릿은 전투에서 이겼지만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이겼어도 진 기분.

적을 격멸하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서둘러 공성추와 사다리를 만들어라! 성벽 안에 숨은 놈들을 죽여야 한다. 기필코 동족의 복수를 하리라!”

! 대주술사님!”

 

스피릿은 즉시 공성준비를 했다.

나무는 주변 숲에 넘쳐난다.

시간만 흐르면 공성무기는 준비될 것이다.

 

크르…… 그걸 저놈들도 모를 리 없는데. 어째서 성벽을 등지고 싸웠지? 애초부터 그 안으로 후퇴할 생각이었나? 도대체 왜?”

호기를 부리다가 패배하게 되자 꼬리를 말고 도망친 것이 아니겠습니까?”

 

부관 한 명이 스피릿의 말에 대답하듯 말했다.

스피릿은 고개를 저었다.

 

아냐, 아냐!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침착한 후퇴였다. 이 상황을 유도한 느낌이야.”

이 상황이라 하시면…….”

우리가 공성하길 바라는 거지.”

그럼 저 안에서 함정을 파놓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크르…… 그럴 가능성이 높다.”

 

스피릿은 대답에 부관이 다소 난감한 모습이 되었다.

 

그렇다면 공성을 취소해야하지 않습니까?”

여기서 꼬리를 말거면 여기까지 올 이유도 없지. 포위전을 하기엔 가져온 식량도 많지 않다.”

하지만 그건 저들도 마찬가지…… …….”

 

부관은 거기까지 말하려다가 멈추었다.

스피릿은 그가 한심하다는 듯이 답했다.

 

시체들이 밥을 먹을 것 같나? 물론 산 자의 고기를 뜯는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이미 죽어 내장이 썩은 놈들이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진 않군.”

하지만 함정이 예상되는데 공성을 하는 건 위험합니다. 대족장님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이 일은 아이언퓨리가 나를 믿고 맡긴 일이다. 그리고 공성에서 함정을 파놓는 것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일이지. 고작 그런 일로 그에게 손을 빌리란 말이더냐?”

 

스피릿은 부관에게 다소 역정을 내며 말했다.

부관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답했다.

 

, 아닙니다.”

! 어떤 함정을 파놓았든, 결국 힘과 힘의 싸움이 될 것이다. 전사들에게 일러라, 시체들의 마지막 저항을 분쇄할 준비를 하라고.”

!”

 

남은 부관들이 흩어져 전사들에게로 달려갔다.

스피릿은 멀리서 성벽을 지켜보았다.

원견의 주술로 살펴보려 했었지만, 녹색의 불투명한 엑토플라즘 막이 쳐져 있어서 그 안을 볼 수 없었다.

 

다음 번이 너의 마지막일거다, 네크로맨서.”

 

스피릿은 자신의 쌍도끼를 쥔 양손에 힘을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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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입니다. 1100자 정도이며 스피릿이란 오크와 '부관'이라는 오크가 대화를 나누는 사건(장면)입니다.

한 줄로 설명되는 사건을 인물간의 대화를 통해 이렇게 살을 붙이는 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면 장면의 전환(안해도 되지만)도 쉽죠.

 

여하튼 이게 성립되려면 주인공 외의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저 예시에서의 부관오크처럼요.

웹소설에서 캐릭터를 살리는 방법은 주인공과 대화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순문학이나 옛날 정판처럼 지문으로 줄줄이 캐릭터의 배경이나 설정따위를 설명하면서 이 캐릭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 늘어지게 설명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물론 어느 정도 지문으로 묘사는 할 수 있겠죠.)

 

물론 다른 방법이 있긴 합니다. 시점을 아예 그 캐릭터로 옮겨서 서술하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 그 만큼 소설에서 주인공의 비중이 적어집니다. 너무 많이 하거나 부적절할 경우 독자님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싫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만들어놓은 캐릭터의 비중이 적어지면 흔히 말하는 '버려진 캐릭터'가 됩니다. 애초부터 단역이나 엑스트라 역할이면 별 문제는 아닌데, 조연급 이상인데 비중이 적어지는 실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그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캐릭터를 너무 많이 만들었을 때인 것 같습니다.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다른 캐릭터에게 비중을 빼앗기는 거죠....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웹소설에서 캐릭터성은 인물간의 대화를 통해 나타난다(지문의 설정이나 묘사가 아님.)

2. 다른 캐릭터에게 주인공의 비중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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